경기남부두레생협입니다 > 자유게시판 > 18대 총선읽기⑨ 안산시민 主權운동이 ‘안산’ 결정한다(우리안산넷 펌)

18대 총선읽기⑨ 안산시민 主權운동이 ‘안산’ 결정한다

분노의 조직화도 희망의 조직화도 실패한 4.9 총선
안산의 주권은 안산시민에게 있고 안산권력은 안산시민에게서 나와
보수 회구 꿈꾸는 안산, ‘당신의 선택’이 결정

‘총선 실종’이라고 할 만큼 싸늘한 18대 총선. 안산시민들의 주인의식과 참여의식은 높아만 가건만 원곡역에서 중앙역을 지나 상록수역까지 찬바람만 부는 4월. 지역사회에 대한 진지한 성찰도 비전도 없는 총선판임에도 낙하산을 타고 온 ‘한나라당 멤버십’이 안산을 흔들고 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탄핵사태 후폭풍으로 당시 열린우리당이 4개 선거구를 휩쓴 지 4년 만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혼전이라고 하나 ‘막판 충성도’가 높은 한나라당의 표 쏠림과 저조한 투표율을 감안할 때 지역정치의 보수회귀는 현실화될 수도 있다. 4월 9일, 결과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가 없는 민주개혁세력

‘적이 사라진 민주주의’. 얼마 전 한국을 찾은 독일의 저명한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 갈파한 한국 민주주의의 현주소다. 우리 식으로 표현한다면 최장집 교수가 말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일 터. 18대 총선의 고민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DJ와 참여정부 그리고 지난해 대선을 거치며 (도그마 식) 민주와 반민주, 진보와 보수의 대립은 낡은 틀이 되었다. 폐기된 것이다. 정치적 민주화와 제도나 법률 같은 절차적 민주주의는 확대되었다. 더욱이 정권도 바뀌었다. 그런데 사회경제적 민주화는 자동적으로, 순조롭게, 이행되지 않는 역설. 오히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 정치적 불신과 냉소는 한 술 더 뜨고, 실용(사실은 신보수)라는 이름으로 공공연히 전 방위에 걸쳐 시비를 걸고, 사회문화적 시스템과 제도는 10년 뒤로 후퇴하고, 20대 80으로 대변되는 계급계층 간 갈등은 더욱 첨예화되고 있다. 그런데도 총선에서의 대치 전선은 분명치 않다. 민주 진보와 반민주 보수의 대립구도는 폐기된 게 아닌 듯 싶을 정도다. 아니다. 그럼 원인이 뭘까? 대선 이후 ‘운동장을 넓게 쓰지 못’하는 정치 환경과 불리한 캠페인 국면에서 총선에 대비한 의제와 담론을 생산하지 못하고, 세력을 재정비해 내지도 못하고 또 새로운 전선에 상응하는 사람을 키우지 못한데 있다. 즉,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를 준비하고 계획하지 못한 것은 물론, 정치 개혁이 완성되려면 먹고사는 문제로 이동하는 다시 말해 시대정신에서 시대욕구로 관심이 이동할 수밖에 없는데도 이런 시대 흐름을 읽어 내지 못한 민주개혁세력의 잘못이 결정적이다. 뒤에서 좀 더 짚겠지만, ‘분노의 조직화’는 물론 ‘희망의 조직화’에도 실패하고 견제론이라는 어정쩡한 이슈에 안착한 민주당의 총선전략의 실패 역시 여기에 기인한다 하겠다.

총선 지지후보 결정요인, 살림살이 안정 위한 경제해법

18대 총선읽기 시리즈에서 누차 지적했듯이, 정책과 미래비전이 실종된 채 안정론과 견제론이 판을 지배하는 선거 양상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뚜렷한 대책 없는 안정론에 맞서 대안 없는 견제론으로 ‘표심’을 자극하는 후진국 형 바람만이 설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난 대선에서 경제 대통령 뽑기로 표출된 국민적 요구는 ‘사회적 양극화 해소를 통한 경제적 민주주의’ 확대였다. 반면,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바닥을 기고 한나라당은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갈팡지팡 했다. 그리고 이번 총선은 그 연장선이었다. 총선 지지후보 결정요인에 대한 <한겨레신문> 조사 결과는 보다 분명하다. ‘물가불안과 어려운 경제상황’이 48.4%로 압도적으로 꼽혔고, 공천문제나 대운하와 내각인선 등은 10% 내외에 불과했다. 살림살이 안정을 위한 경제해법이 국민들이 기대했던 견제론의 알짜배기 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오만과 독선에 대한 균형 잡기 같은 정치 이슈로 비켜간 민주당. 참여정부 시절 조중동과 한나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재미’ 본 이슈 베끼기이자 짝퉁이다. 결국, 국민적 관심사인 ‘경제론’에 대한 총선해법 없이 얼토당토않은 견제 따위나 들고 ‘구걸’한 민주당 총선전략의 대(大) 실패에 다름 아니다. 너무나 수월한 상대 민주당과 기타 야당.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정안정 의석’ 확보라는 허무맹랑한 구호가 안산지역 한나라당 후보들의 든든한 뒷심이 되어 D-4를 앞두고 ‘굳히기’ 수순에 들어가는 건 당연지사. 아닌가?

안산지역 접전은 ‘시민 주권’의 저력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에서 그것도 선거구가 4개나 걸린 전략요충지 안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한나라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기실 선전하는 것이다. 법정 선거운동 일 전에 예측했던 암울한 격차를 좁히고 그나마 대등한 게임을 벌인데 에는 후보 면면이 인물에서 밀리지 않을뿐더러 낙하산에 대한 지역 반대 여론도 컸다. 대선과 달리 정당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큰 총선에서 인물경쟁력에 따른 인물전 양상이 뚜렷한 점은 특징적이다. 보수적 표밭인 단원 을에서 민주당 제종길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이나 상록 갑과 을에서 무소속이 선전하고 있는 것은 이를 반증한다. 그러나 기대 밖 선전의 두터운 힘은 눈에 잡히지 않는 안산시민의 저력 즉, ‘시민 주권(주인 된 권리)의 자발적 요구’에 있다. 달리 말해 참여로 만들어 가는 안산시대에 대한 기대와 희망 그리고 선택이 팽팽한 접전을 뒷받침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안산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정치는 ‘후보 정치'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자각. 낡은 안산을 청산하고 안산의 역사를 스스로 새롭게 쓰려고 하는 시민주권의 행동. 비록 총선이라는 제한된 계기일망정 시민참여의 기운으로 지역 정치를 새로 써야 한다는 요구. 민주당과 한나라당과 무소속이 연출하는 ‘총선 삼국지’의 무대 뒤에서 판세를 좌지우지하는 진짜 힘이 아닐까.

주권은 ‘시민’에게 있고 안산 권력은 ‘시민’으로부터 나온다

안산 시민이 주인이 되는 것이 지역 민주주의라 할 때, 그 주인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가 곧 시민주권이다. 따라서 시민주권에 대한 요구는 지역 민주주의가 한 단계 진전될수록 더 높아간다. 안산시민은 역대 지역 총선을 통해 그것을 입증 했다. 시민주권에 대한 안산시민의 인식과 눈높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진다는 점은 위대한 87년 6월 항쟁 이후 지속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우리 국민은 87년 6월 항쟁으로 정치적 주권-직선제-를 쟁취했다. 그러나 직선제가 국민주권의 최종 목표가 될 수는 없었다. 직선제로 노태우, 김영삼 등 두 명의 대통령을 뽑았지만 정치나 사회의 근본 변화가 없음을 절감한 국민들의 의지는 기존 정치권 자체를 불신임하고 정치판을 뒤집겠다는 의지로 나타난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이 바로 이러한 국민 요구에 의한 것이다. 당시 여야가 경쟁적으로 ‘국민경선제’를 도입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그 결과 기존 정치의 수혜를 듬뿍 받은 정당과 정치인일수록 국민의 지지와 성원에서 도태되는 현상이 경선과정에서 그대로 표출되었다. 물론 대통령 탄핵이라는 계기가 불을 지폈지만 단지 계기일 뿐이었다. 결국 우리 국민의 ‘주권’에 대한 인식은 직선제로 대통령을 뽑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고착화된 정치 체제를 한방에 날려버리고 국민이 원하는 정치판을 새로이 만들려는 의지로 발전해 온 것이다. 탄핵 정국 이후 총선에서 낡은 정당과 구정치인에 대한 싹쓸이 움직임 등은 단지 그 부산물에 불과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2항 정신이 곧 ‘주권’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참여 속의 선택, 안산시대 재도약 설계 한다

이러한 시민(국민) 주권운동의 기본방식은 ‘참여’를 전제로 한다. 그렇다고 참여정부를 떠 올리지는 말자. 구호뿐이었던 참여와는 차원을 달리하니까. 이는 국민주권의 성격에서부터 나온다. 스스로 주인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참여 외에 더 좋은 방식이 있을 수 없으니까. 이제 시민 참여 운동은 한 지역사회 단위를 넘어 안으로는 실용으로 포장한 신보수와 밖으로는 신자유주의의 세계화라는 조건을 어떻게 뚫고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비전과 대안이 분명하게 선 운동이어야 한다. 물론 그 시작은 지역, 바로 여기 안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4월 9일 총선은 시민 참여를 꾸리고, 행동하고, 선택하는 ‘시민참여운동’의 정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월 항쟁 21주년을 맞는 4월의 안산지역 사회는 언뜻 당시의 열기와 참여와는 거리가 먼듯하다. 그러나 안산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시민주권의식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안산지역 사회의 가능성과 역동성은 여전히 휴화산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용암을 가슴에 품고 조용히 숨을 고르는 휴화산이다. 시민 주권과 참여라는 화두를 기반으로, 조직하고 행동하는 4월 9일을 중심으로, 안산시대의 재도약을 설계해 보아야 할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덧붙여<

21세기는 ‘디지털시대'다. 그러니 공약과 정책이 안 보인다고 탓하지 말자. 안산에서 출마한 후보들의 공약을 일목요연하게 비교 검토해 보고 싶은가? 안산시대의 재도약을 위해 선택하고 싶다면 시간을 내라. 10분이면 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만든 정치포털사이트 <투표의 즐거움 epol.nec.go.kr>을 방문하면 안산은 물론 전국의 후보자들이 제출한 공약을 상세히 검색해 볼 수 있다. 그러니 먹고 살기 바쁘다는 냉소는 잠시 접어두자.

열린시민교육센터 안산아침논단 박호열사무국장

2008년 4월 5일 1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