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원 조합원 이은경입니다.
이번 구례에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만남에 다녀왔습니다.
다녀온 후 소감문입니다.
(사무국에서 조합원님들이 편하게 읽어 보시도록 파일을 펼쳐 놓았습니다)
새벽부터 일어나 꽃단장을 하고서 기쁨반 근심반 의왕으로 향했다.
마치 초등학생이 소풍가는 마음으로 무척 들떠 있었지만 남부 지방에 오늘 비 온다는 소식에 행사 진행에 차질이 생길까 무척 걱정스러웠다.
걱정도 잠시 의왕에 도착하여 관광차에 오르자 창가에 비추는 햇살이 무척 반갑고 놀라웠다. 이런 날이 남부 지방까지 쭈욱~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차는 구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버스 안에는 유치원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연령별로 나란히 몸을 싣고 오늘의 일정을 들으며 차는 신명나게 달리고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구례군 농민회에서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며 길놀이 한마당이 힘차게 펼쳐졌다. 병풍처럼 둘러싸인 지리산 봉우리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배경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만남이 있는 자리 구례군에서 펼치는 이번 행사는 우리 농산물을 사랑하고 애용하는 마음이 물씬 풍겼다.
다양한 체험 마당과 먹을거리 마당이 준비된 지리산 자락의 넓은 광장은 우리 소비자들에게 참으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아담한 장소였다. 먼저 기념식 행사에 앞서 구례군 농민들의 신명나는 풍물놀이는 우리 전통의 맥을 잇는 아주 귀한 놀이 한마당이었다.
북, 장구, 징, 꽹과리, 소고 등의 어우러진 소리는 지리산 신령님도 일깨우는 장단이고, 가운데 춤 솜씨 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이어서 기념식 행사를 치루고 체험마당에서 밀비누 만들기, 압화 열쇠고리, 천연 염색 물들이기, 부채 만들기, 나무 곤충 만들기 등 여러 행사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멋진 체험담이었다. 점심을 먹고 추억의 밀사리에서 밀밭 길을 걷고, 밀을 메며, 숯불에 구워 먹는 그 맛 또한 잊을 수 없다. 멋진 밀축제 사진까지 즉석에서 인화해 주시는 넉넉한 인심에 도시서 자라는 요즘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의 한 장면 이었다.
밀과 보리를 구별하고, 우리밀과 수입밀을 비교하며 우리 농산물의 애착을 갖고 농민을 사랑하는 마음을 싹튀웠다.
그리고 새롬 식품에서 만드는 우리밀 과자 시식은 끊임없이 베푸는 마음에 허기질 틈이 없었다. 마음껏 먹고, 또 먹고 도시에서 살다 온 우리들 마음에 넉넉한 고향의 향수를 느끼며
풍요로움이 가득했다.
산지 직송 생산품 오이, 산수유 막걸리, 산마, 밀 뻥튀기 등등 역시 우리 입맛엔 우리 농산물이 최고임을 다시한번 깨달았다. 요즘 FTA협상으로 수입 농축산물 개방에 많은 농민들이 시름을 앓고 있다. 미국 소고기 수입에 “미친 소, 미친 협상, 사람들이 미치겠다.”의 현수막은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농민들의 시름을 달래는 방법은 우리 소비자들의 지혜로운 선택과 판단에 달려있다. 아무리 수입품이 싸다하여도 우리것이 좋은 것임을 절실히 깨닫고 가격만 따져서 소비하기 보다는 좀더 넓은 아량으로 농민의 피와 땀을 생각하는 마음이 앞서야겠다.
마지막으로 생산자대 소비자의 줄다리기는 사리사욕에 눈멀기 보다는 화합과 단결의 마당이었다. 서로 밀고 당기는 힘에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는 주고 받는 이웃관계인 것이다. 줄다리기를 끝으로 오늘 행사는 지리산 자락의 계곡만큼이나 신선하고 아름다운 잔치였다. 양쪽 모두 준비한 선물을 교환하면서 화합의 마당은 다음을 기약하며 인사를 나누고 차는 다시 북쪽을 향해서 신명나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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