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사회적 돌봄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생협안에서는 '두레노동'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고요. 고령화사회를 맞이하여 생협조합원들의 워커즈노동으로 대응했던 일본 생협의 실천사례를 번역한 좋은 자료가 있어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필독과 토론을 바랍니다.>
5. 음식은 기쁨 그리고 사랑 - 식사서비스
남편이 정년을 맞으면 온천 순례나 하며 즐기자고 이야기하던 차에, 남편이 갑작스런 병으로 아무런 간병도 할 새 없이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아이도 없는 저는 매일 그저 울고 또 울 뿐이었습니다. 살아갈 의욕도 없고, 식생활도 불규칙해졌으며, 좋아하는 것만 겨우 조금 먹을 뿐인 하루하루여서, 언니에게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돼. 야무지게 살지 않으면 저 세상에서 남편을 만났을 때, 정나미 떨어져 할 거야. 정신 차려!”하며 호되게 야단맞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하루라도 빨리 남편 곁에 가고 싶으니까 내버려 둬. 남편 보고 빨리 데려가라고 부탁하고 있어”하며, 무엇을 보든 무엇을 듣든 눈물바람이었습니다.
점점 식사 준비 할 기력도 없어져 편식만 하게 되고, 집 안에만 틀어박혀 그저 남편 생각에 끙끙대는 생활을 계속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복지클럽생협의 식사서비스 전단지가 눈에 띠였습니다. 영양사의 식단에 의한 균형 잡힌 식사를 배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매주 두 번 정도 제대로 된 식사를 한다면, 나머지는 뭘 먹어도 일단은 괜찮지 않을까?”하고 제 멋대로 생각하며 저녁식사 배달을 부탁했습니다.
매번 식사를 배달해 주실 때마다 한마디씩 건네주시고, 뚜껑을 열면 계절 감각이 넘치는 식단이나 색깔에 만드는 분의 배려가 느껴져, 한 달 두 달 지나는 동안 제 안에는 조금씩 원기가 되살아났습니다. 생활리듬도 살아나서 넉 달 무렵에는 저도 뭔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식사를 배달하시는 분께 뭔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하고 말하자, 복지클럽생협에는 식사서비스 외에도 많은 서비스가 있다고 하시며 하나하나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가운데 저는 주문배달 워커즈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장롱 면허’라서 운전은 할 수 없었지만, 자전거로 대여섯 집정도 매주 소비재를 배달하게 되었습니다.
식사서비스를 받고 원기를 되찾아 그 기력을 조금이라도 누군가를 돕는데 쓴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입니다. “음식은 즐거움 그리고 사랑”이라는 말이 이 곳 식사서비스 워커즈의 설립취지서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 말을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후지사와시 조합원 K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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