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사회적 돌봄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생협안에서는 '두레노동'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고요. 고령화사회를 맞이하여 생협조합원들의 워커즈노동으로 대응했던 일본 생협의 실천사례를 번역한 좋은 자료가 있어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필독과 토론을 바랍니다.>

 

 

4. 워커를 도둑으로 착각해서 -재가 요양지원 서비스

제 어머니는 오빠와 둘이서 살고 계시는데, 낮에는 혼자 계시는 일이 많아서, 결혼해서 따로 살고 있는 딸로서는 너무 걱정스런 상황이었습니다. 치매가 있기도 해서 일주일에 사흘은 제가 가서 용태를 살피고 나머지 이틀은 헬퍼에게 부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가면 매우 기뻐하시지만, 남을 의심하길 잘해서 헬퍼를 도둑으로 착각하여 무서워하거나 너무 싫은 내색을 하는 것 같아서 케어를 부탁하기도 너무 죄송했습니다. 치매는 가차 없이 진행되어 실금을 하기도 하고 예전에 비해 사람을 잘 알아보지도 못해서, 차라리 시설에 입소시키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설에 입소시키면 너무 가여운 것 같아서 제 마음은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

그런 중압감을 견딜 수 없어서였을까요. 이번에는 제 몸이 나빠져서 매주 사흘 어머니에게 갈 수 없게 돼버려 복지클럽 관리자에게 상담을 받았습니다. 시설 입소도 생각하고 있지만 가능하면 집에서 돌봐드리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딸로서의 제 생각을 마치 가족처럼 염려해 주신 것이겠죠. 답변은 “좀더 케어를 늘려서 자택에서 요양해보죠”라는 것이었습니다. 시설 입소라고는 했지만 결심할 수 없었던 저로서는 최상의 케어플랜이었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전과 오후 2시간씩 요실금 처리, 옷 갈아입히기, 식사보조 등 일상의 전부를 돌봐주셨습니다.

헬퍼 분들도 여러 명이 드나들어 어머니께 말을 걸어주셨습니다. 그토록 낯선 사람을 거부해왔던 어머니가 여러 분들과 얼굴을 맞대는 동안 완전히 친숙해지셨지요. 어떤 분과도 안심하고 대화하실 수 있게 되다니 깜짝 놀랐습니다. 분명 모든 분들이 진심으로 어머니를 돌봐주고 계신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케어매니저도 “집에서 청결하게 규칙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세운 계획이었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효과가 있었어요.”라고 말씀하시는데, 분명 모든 분의 마음이 어머니의 굳어버린 마음을 누그러뜨렸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효과가 아니라 최선을 다한 결과입니다.

그 때 시설 입소를 생각했던 저의 무거운 마음을 공감해주셨던 복지클럽 케어매니저 분의 판단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도 많은 분들과 말씀하실 수 있어서 하루하루가 너무 즐거우리라 생각합니다. 끝까지 모든 분의 힘을 빌려 정든 이 마을, 정든 이 집에서 살 수 있다면 그렇게 해드리고 싶다고...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요코하마시 조합원 S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