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사회적 돌봄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생협안에서는 '두레노동'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고요. 고령화사회를 맞이하여 생협조합원들의 워커즈노동으로 대응했던 일본 생협의 실천사례를 번역한 좋은 자료가 있어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필독과 토론을 바랍니다.>
6. 몹시 기다려지는 주간보호 서비스 날
최근 밖에 나가는 일이 부쩍 줄어드신 엄마. 하루 종일 TV앞에 앉아서 멍하니 계시는 일이 많아 내가 “산보라는 가는 게 어때요?”하면, “글쎄, 다리가 안 아프면.”하시지만, 조금도 움직일 기미도 없이 오늘도 온종일 거실에서 TV감상.
친한 친구가 아들과 함께 살기 위해 이사한 뒤로는 안과와 정형외과에 다니는 것 외에는 용무가 없는 듯, 그 잘 하시던 뜨개질도 눈이 침침해지고 나서는 그만 두신 모양이었습니다. 뭔가 해 드리고 싶은 마음과 좀 더 잘 지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오락가락해서 “그렇게만 계시면 멍청해진다구요.”하며 상처 주는 말을 내뱉은 적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식사량도 줄고 낮에도 누워서 꾸벅꾸벅 조는 일이 많아져 날로 쇠약해 가는 엄마를 어쩌면 좋을까 생각하다 지쳐버렸을 때, 친구가 “주간보호소에 가보면 어때?”하며 조언해 주었습니다. “휠체어를 타지 않아도, 치매가 없어도 될까?”하고 묻자, “괜찮지 않을까? 한 번 물어봐.”하고 부추기기에, 마침 견학 행사를 한다고 해서 보러 갔습니다.
매우 깨끗한 곳이었고, 스태프 모두 온화한 분들이셔서 저는 단번에 마음에 들었습니다. 왠지 꺼림직 하셨던 엄마를 설득해서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땠어요? 재미있었어요?”하며 집에 돌아온 엄마에게 묻자, “00씨는 혼자 사는데 많이 힘든 것 같더구나. 다음에 또 만나자고 했으니 다음 주에도 가야지.”하시며 전에 없이 수다스럽기에, “정말 다행이야. 이제 즐거움이 생긴 거예요. 엄마.”하며 마음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주간보호소에 가는 날 외에는 변함없이 거실에 눌러앉아 계시지만, 외출할 곳이 있다는 것 자체가 생활에 의욕이 생기는 듯해서, 전날은 날씨가 걱정되시는지 “내일은 날이 개일 라나? 비가 오면 00씨가 힘들 텐데.”하며 휠체어를 타시는 그 분을 걱정하시기도 하고, “뭘 입고 가지?”하며 설레는 마음에 부산을 떠십니다.
가족이 있더라도 역시 동년배와 만나는 것이 좋겠죠? 주간보호소에서 돌아올 때마다 즐겁게 이야기를 하고 친구 걱정을 하시는 엄마를 보며, “그러고 보니 엄마는 남을 돌봐주길 좋아하셨지.”하며 그 옛날 엄마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친구도 점점 줄고 자신의 몸도 생각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데다가 이미 손자들에게도 손이 갈 일이 없어진 우리 집에서는 분명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었을 테죠. 몇 명이 되더라도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돌봐주시는 모든 분들도 정말 잘 해주시는 듯하고, “00씨는 정말 상냥한 분이야” 하십니다. 가족으로서도 엄마가 즐겁게 지내시는 것을 보는 일은 행복한 일입니다. 좀 더 빨리 이용했더라면 그렇게 안절부절 해가며 심술궂은 말을 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며 반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요코하마 시 조합원 K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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