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노는 곳이 빤하다.
우리 아파트로 말하면 아파트 안 차들의 틈새 공간에서 열심히들 논다.
참 안쓰럽다.
그저께는 가벼운 사고가 있었다.
7살 먹은 아이가 킥보드를 타고 차들 사이를 빠져 나오다가 아파트를 빠져나가는 차와 가벼운 접촉사고가 있었다. 차들이 점령한 곳을 뺀 좁은 틈새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사고가 안 나는 것이 신기할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그동안에도 내가 모르는 사고가 쭉 있었던 것일까.
우리 아파트만 해도 가까운 곳에 산도 있고, 내도 있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런 곳에 갈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것 같다. 어린 아이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 정도 되면 그래도 좀 멀리 가보고 싶은 충동이 일지 않는걸까. 일요일 날 산에 가봐도 아이들끼리 산에 온 경우는 참 보기 어렵다. 혹 엄마 아빠를 따라온 아이들은 보이지만... 그것도 대부분 초등학생들이다.
왜 그럴까? 나이가 든다는 것은 부모로부터 점점 독립하는 것인데... 경제적으로는 여전히 부모의 손에 기댄다 해도 이제 생각과 행동은 스스로 독립적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주변의 산과 같은 자연에 관심이 가고 뭔가 혼자 모험을 해보고 싶은 충동이 있을 것 아닌가.
나 나름으로 생각해보면 아이들에게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닐까? 자신만을 위한 시간,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여유가 없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유와 여유가 있을 때 우리 아이들은 점점 어른이 된다. 실제로 아파트에서도 노는 아이들 중에 중학생은 정말 보기 어렵다. 이제 중학생까지 입시에 찌들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엄마, 아빠의 '성화'에 공부에 올인하는 중이다.
또 하나, 모험심이 사라진 탓이 아닐까. 아니면 부모들이 멀리 가지 못하도록 '단속'하기 때문일까. 통제할 수 있는 곳에서 놀도록 말이다. 무엇이 먼저이든 미지의 세계를 탐구해보고 싶은 욕구가 아이들 가슴속에 남아 있기는 한 것일까
내가 보기에 초등학교 시절에는 무작정 무조건 열심히 놀아야 한다. 그것도 자연 속에서. 식물을 배운다는 둥 생태를 배운다는 둥 어떤 목표로 정하기보다 무조건 놀면 된다. 그 다음은 아이들이 알아서 배우고 느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참 어렵다, 이 놈의 도시에서는. 너무 많은 유혹이 있고... 또래들이 그렇게 놀지 않으니 혼자 놀 수도 없고... 우리 딸 다인이 방과후 학교라도 해서 자연 속에서 놀게 하고 싶은데, 참 진도가 안 나간다.
중학생 시절부터는 놀긴 놀데 혼자 생각도 하고 책도 보아야 한다. 이놈의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좀 알아야 하고.... 그래서 중학교 시절에는 독서도 하고 어디 나들이도 가고 하는 독서모임이나 또래모임이 있으면 어떨까 한다. 그러니까 초딩-방과후 학교, 중딩-독서모임이 우리 생협 가족들 사이에서 널리 꾸려지면 어떨까.
고등학생, 이제 어른이다. 자기 마음대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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